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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드 망원경 후기 - 돈 주고 사는게 제일 편합니다!

생활&가전 물품

by 잉생 2022. 3. 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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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서론

안녕하세요, 흔잉생입니다. 제가 간단한 도구를 직접 만드는 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재작년 말에 핸드메이드 망원경을 만들었었는데요.

 

핸드메이드 망원경을 위한 최저가 세팅 : 재료비 약 2만원

간단하게 선요약을 하면,

망원경(뿐 아니라 대부분의 대중적인 공산품)은 사서 쓰십시오!

입니다.

 

 

1. 여러분은 가성비를 위해 만드십니까, 재미를 위해 만드십니까?

왜 그런지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가성비입니다. 우리가 직접 만들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무엇이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크게 2가지 입니다.

 

1. 흥미 또는 재미 : 직접 만듦으로써 뿌듯하거나 혹은 직접 만든 도구를 실용적으로 사용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충족감 등

2. 돈 절약 : pc 완제품을 사는 것보다 직접 부품을 사서 조립하면 더 싼 것처럼 완제품을 사는 것보다 들어가는 비용이 낮음

 

이 중에서 만약 1번을 목표로 만드시는 것이라면 당연히 가성비를 덜 따지게 될 테니 말리지 않겠습니다. 만드는 것 자체가 즐거우면 그걸로 좋죠. 저의 경우엔 2번이 메인이고 1번이 다음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5만원을 들여서 10만원에 파는 것과 비슷한 성능을 가진 망원경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제 노동력과 시간이 들어가서 아슬아슬하게 손해라고 계산하지만 그래도 시중에 판매하는 급의 제품을 만든 것이기 때문에 1번에서 충족되어 통과입니다.

*노동력과 시간은 상대적인 가치이므로 최저시급을 적용해서 계산했습니다.

 

하지만 (들어간 원가+나의 시간)이 비슷한 가치의 공산품에 성능면에서 부족하다면, 이는 실패라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여러 번 반복한다면 능숙해지면서 시간이 절약되겠지만, 저는 망원경 제조 장인이 될 건 아니라서 n회차 반복에 대해서 고려하지는 않았습니다.

 

 

2. 만들어본 결과,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렇다면 만들어봤던 결과는 어떠하였는가? 결론은 사서 쓰자였습니다.

 

먼저 망원경은 2개를 시도했습니다. 하나는 (다이소에서 파는 평범한 볼록렌즈와 스마트폰 확대경으로 쓰이는 작은 렌즈)세트, 하나는 시중에 판매하는 (망원경 만들기 렌즈 세트)입니다.

 

결과는 아주 약간 망원경 만들기 렌즈 세트가 낫긴 한데 엄청나게 유의미하진 않았습니다. 둘 다 달만 간신히 볼 수 있더라고요... 눈물....

왼쪽 : 망원경 만들기 세트    오른쪽 : 다이소 세트

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 진짜진짜 많은 고생이 있었습니다.

 

- 원통 말아서 대물렌즈 접안렌즈 고정하는 건 very easy 난이도

- 먼저 초점을 잡아야 하는데 이 초점 잡는게 손이 많이 감

- 초점을 간신히 잡았으면 망원경을 밖에 세워둔 후, 또 다른 삼각대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접안렌즈에 잘 갖다 붙여야 하는데 분리된 두 개를 제대로 정렬하는게 매우매우 힘들었음

- 또한 경통을 마분지로 만들었다보니 망원경이 너무 가볍고,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많이 흔들림

- 열심히 망원경과 스마트폰을 정렬했더니 어느새 달이 움직여서 렌즈 가운데가 아니라 끄트머리로 가있거나 시야 밖으로 나감(맨눈으로 보는 것과 다르게 확대해서 보면 달이 꽤나 빠르게 지나갑니다 ㅠㅠ)

 

이런 고생 끝에 만드는데 들어간 시간은 약 1시간? 자료 검색까지 합치면 한시간 반 정도? 들었는데 사진을 찍기 위한 세팅을 알아내는데 두시간 이상 고생했습니다. 며칠 고생해보니 나중엔 좀 능숙해졌는데 그래도 원할 때 원하는 장면을 딱딱 찍어낼 수는 없더라고요.

반드시 망원경과 스마트폰 거치대가 함께 달려있는 제품을 사십시오 여러분...!!

일단 여기까지는, 그래도 재료비 2만원+1.4만원으로 나름 보람있게 찍은 겁니다. 하지만 직접 눈으로 본 후에 느꼈습니다. 제가 망원경을 통해 원했던 것은, 선명한 달의 표면&목성과 토성의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갈릴레이 선생님께서 이미 몇백년 전에 토성을 관측하셨길래 '현대 자본주의의 다품종 대량생산 파워를 보여주마!' 생각했었는데 오산이었습니다. 갈릴레이 센세가 직접 깎으신 렌즈가 대단한 겁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달의 표면이 선명하지 않습니다. 물론 2만원도 안 하는 렌즈에게 더 많은 걸 바라는 건 욕심이겠죠.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그래서 목성과 토성을 한 번 찍어는 보았습니다만, 형태를 제대로 볼 수가 없습니다.

 

토성 촬영
목성 촬영

토성은 간신히 저게 토성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분이 들었지만, 목성은 초점도 제대로 맞추기 어렵더라고요. 이거 달 사진 찍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더 많은 횟수의 시도가 있었습니다....

 

 

3. 내 마음은 선명한 토성을 원한다!!! 이왕이면 오리온자리도!!! 하지만 금액이....

이걸 찍어보고 확실히 알았습니다. 태양계 내부의 밝은 행성을 찍는 것도 불가능한 퀄리티로는, 제 마음이 만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요. 

 

그렇다면 이제 선택할 수 있는 건 더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위에서 느꼈던 단점을 보완하는 망원경을 만들던가, 더 좋은 망원경을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망원경의 리뷰를 찾아본 결과, 제가 생각하는 수준의 선명한 토성은, 시중에 파는 망원경 기준으로 대략 50만원 +- 금액을 투자해야 얻을 수 있는 선이었습니다.

 

직접 만들려고 하니 렌즈를 찾는 것도 일이고, 그런 좋은 렌즈는 가격이 20만원을 훌쩍 넘어서 시작하기 때문에 그럴 바에는 내셔널지오그래픽 망원경 15만원짜리 사는게 달도 잘 보이고 쓰기도 편합니다.

 

예를 들어 렌즈를 20만원짜리 샀다? 그럼 이제 경통도 조금 더 잘 만들어야 하니 마분지 골판지 대충 말아서 만든 것처럼 만들 수 없고 경통도 조금 더 묵직하면서 렌즈랑 딱 맞게 어떻게든 만들어야 하고, 접안렌즈도 좋은 걸 써야 할 거고, 바닥에 붙어서 볼 게 아니기 때문에 접안렌즈가 90도로 꺾이게 만들어야 하고, 망원경과 스마트폰이 잘 결합할 수 있게도 만들어야 하고....

 

이렇게 설계도 복잡해지고 들어가는 재료비도 엄청나게 늘어나 제작시간도 엄청나게 늘어난다. 고작 2만원짜리 초간단 망원경에서 금액만 10배로 늘어나는게 아니라 들어가는 노력까지 10배로 늘어나니 결국 100배로 힘들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여기서 저는 생각했습니다. 만드는 건 2만원까지, 그 위의 단계는 ngo 망원경 중고로 사서 달을 관찰합시다! 

 

추가로 제가 원했던 것처럼 목성의 띠와 토성의 고리를 보고 싶다면 이제 망원경의 금액이 30~40만원을 넘어갑니다. 50만원 좀 더 줘야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럼 이제 그 망원경을 거치할 삼각대도 좋은 걸 사야 합니다.

 

만약 태양계를 넘어 오리온 자리를 찍고 싶으시다고요? 그렇다면 이제 또 자동추적이 가능한 마운트를 사야합니다. 혹은 처음부터 자동추적 기능이 있는 망원경을 사던가요. 그렇게 사고 나면 적게는 수십초, 많게는 몇 시간 하늘을 찍어야 합니다.

 

우리가 보았던 아름다운 우주 사진에는 수많은 노가다가 담겨있었습니다! 현대과학의 최첨단이라 할 수 있는 우주에 대한 탐사는 인류의 발생 때부터 있었던 1차원적인 수작업이 결합된 산물이었습니다!

 

 

4. 결론

만약 추억을 만들거나 심심해서 해보고 싶으시다면 제가 했던 것처럼 인터넷에서 2만원 안 하는 망원경 만들기 렌즈 세트를 구입한 후에 마분지 경통을 만든 후 달 관찰까지만 즐기십시오. 그 다음 단계는 망원경 동호회 등을 찾아서 직접 체험을 해본 후에, 비싼 돈을 들여 장비를 구입할지 말지 결정하시면 됩니다.

 

뭐, 그래도 재미는 있었습니다. 하핫. 

 

다음 번에는 또 직접 만들어봤던 스피커 후기를 들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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